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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투의 품격' KIA 양현종 "의미 있었다, 많은 이닝이 목표" [주간 MVP]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은 '양현종'이었다.양현종은 지난 1일 광주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아웃카운트 27개를 모두 책임졌다. 최종 기록은 9이닝 8피안타 1실점(비자책). 올 시즌 프로야구 첫 완투이자 2019년 9월 11일 이후 1694일 만에 거둔 개인 통산 9번째 완투승(완투패 총 5번)이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양현종을 5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주간 MVP를 수상한 거 같다. 뜻깊은 상이라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KBO리그에서 완투는 귀하다. 지난 시즌에는 토종 선발 투수의 '규정이닝 완투'가 전혀 없었다. 양현종은 "(개인적으로) 5년 만의 완투여서 의미 있었다. 물론 운이 따라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기도 하다"며 "타자들이 득점 지원(9점)을 넉넉히 해줬고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와 투구 수(102개) 관리가 잘 됐다. 오랜만의 완투라 더 남다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회성 호투가 아니다. 양현종의 시즌 성적은 12일 기준 3승 1패 평균자책점 2.66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7㎞/h(2023시즌 141.8㎞/h)로 빠르지 않다. 구속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노련하게 타자를 상대한다. 양현종은 "직구 스피드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져 변화구 구사율이 올라간 것 같다"며 "더 예리하게 던지려고 컨트롤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KBO리그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도입돼 적지 않은 선수가 혼란을 겪고 있다. 일찌감치 커브가 유리할 거로 전망한 양현종은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그는 "던져보니 (커브가 유리한 게) 맞는 것 같다. ABS는 상황이 어떻든 양 팀에 동일한 기준으로 판정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두 KIA는 우승에 도전한다. 팀의 간판인 양현종은 "항상 그래 왔듯이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 승리 기록은 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발 투수로 나와 긴 이닝을 던져야 팀에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닝을 더 신경쓰고 있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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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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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징크스' 김광현 "간판타자 상대 피홈런보단 낫다"

"징크스가 생겼나 봐요."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6)이 신인 선수에게 홈런을 맞은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 2실점 호투로 소속팀 SSG의 8-4 승리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개인 통산 161승(88패)째를 기록, 정민철(현 해설위원)과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승 부문 이정표를 세운 것만큼이나 그의 피홈런에 시선이 모였다.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던 김광현은 5회 초 1사 1루에서 키움 신인 내야수 이재상(19)에게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전날(9일)까지 나선 11타석에서 1안타에 그쳤던 이재상은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려 잊지 못할 순간을 새겼다. 김광현이 징크스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주목받는 신인 선수에게 의미 있는 기록을 내준 기억이 또 있기 때문이다. 2022년 4월 9일 KIA 타이거즈전 6회 초에는 개막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안타 생산이 절실했던 당시 '슈퍼루키' 김도영에게 데뷔 첫 안타를 내줬다. 이 경기 5와 3분의 1이닝 노히트 행진이 깨진 순간이기도 했다. 같은 해 4월 21일 키움전에서도 상대 간판타자 이정후·야시엘 푸이그에겐 각각 3차례 승부에서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았지만, 6회 초 신인 외야수였던 박찬혁에게는 홈런을 맞았다. 김광현은 "솔직히 신인 선수뿐 아니라 하위 타선에 나서는 타자에게도 유독 (안타나 홈런을) 많이 맞은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김광현이 2022~24시즌 피홈런 23개 중 8개는 7~9번 하위 타순 타자에게 허용했다. 김광현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모든 타자를 상대로 100% 전력 투구를 할 순 없다고 스스로 진단한다. 그래서 상대 상위 타선, 간판타자와의 승부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다. 김광현은 "솔직히 모든 타자를 삼진 처리할 수 없다. 안타를 안 맞는 것도 불가능하다"라면서 "상대 팀 간판선수에게 장타를 맞으면 승리 기운이 완전히 넘어가더라. 하위 타선 상대로 집중을 덜 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조금 더 강한 투구가 필요한 선수가 있는 건 사실이다. 상대 간판타자에게 홈런을 맞는 것보단 신인, 하위 타선에 맞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에서 2시즌(2020~2021) 동안 뛰며 변화구 구사율을 높였다. 빠른 공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체인지업과 커브 제구를 가다듬었다. 김광현은 KBO리그 복귀 첫 시즌(2022)에도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사율을 27%까지 낮췄다. 그러면서도 정면 승부가 필요할 때 150㎞/h 강속구를 뿌렸다. 김광현은 10일 키움전 승리 뒤 "꾸준히 잘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못 해도 '후반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동료들에게 줄 수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현의 목표는 특정 타자와의 승부 결과가 아니라,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신인 선수와의 승부 자체가 김광현에게 일종의 완급 조절이다. 김광현은 오는 16일 홈(인천) KIA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어느덧 KIA 주축 타자로 성장하고, 지난 시즌 자신에게 7타수 4안타로 강했던 김도영을 만난다. 김광현은 "(김)도영이가 어제(9일)도 홈런을 쳤더라. 좋은 선수로 컸다. 이제 신인이 아니다"라고 웃어 보였다. 김도영 봉쇄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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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직구처럼 던져야”…’160㎞’ 문동주는 체인지업 장착 중

2023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한다.문동주는 지난 4일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귀국 전인 2일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 경기에서 마지막 실전 등판을 치렀는데 결과(2이닝 퍼펙트)도 좋았다.문동주의 직구는 최고 구속 160.1㎞/h로 걱정이 없다. 중요한 건 변화구다. 그는 지난해 직구(54.4%·이하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중심으로 커브(25%) 슬라이더(16.3%)를 섞어 던졌다. 효과는 있었으나 타자를 압도하기엔 부족했다.그는 지난해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했지만, 손에 익지 않았다. 지난해 구사율은 4.4%. 문동주는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마친 후 "비시즌 목표는 체인지업"이라고 다짐했다.스프링캠프 동안 문동주는 체인지업 연마에 힘을 쏟았다. 2일 롯데전에서도 체인지업을 비롯해 변화구 구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4일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체인지업을) 지난해와 조금 다른 투심 패스트볼과 같은 그립으로 잡고 던진다"고 소개했다. 박승민 한화 투수 코치는 본지와 통화에서 "체인지업 구속을 크게 줄인다거나 낙차(무브먼트)를 키우려는 건 아니다"라며 "보통 직구 구속과 일정한 차이가 나는 게 이상적이라고들 하지만, 그게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박 코치는 "낙차도 그렇다. 투수마다 답이 다르다. KT 투수 코치 시절 함께 한 주권의 체인지업은 데이터팀이 던지지 말라고 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지 못했지만, 직구와 완전히 같은 폼에서 투구돼 효과를 봤다"고 소개했다. KT 셋업맨이었던 주권은 체인지업을 한 시즌 최고 67.1%(2021년) 구사할 정도로 체인지업을 즐겨 쓴다. 지난해에도 구사율이 56%, 피안타율이 0.204로 체인지업이 그의 결정구 역할을 했다.박승민 코치는 "체인지업은 직구와 혼동할 수 있게 날아와 타자를 속이는 게 핵심이다. 낙차가 너무 커 직구와 구분이 가면 안 된다"며 "동주의 체인지업에서 중요한 건 그보다는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구사율을 높일 수 있다. 강속구 투수들은 제구가 안 잡혀 고전하는데, 동주는 제구도 그렇고 구종 습득력도 뛰어난 편"이라고 전했다.문동주는 "연습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져야 실전 때도 많이 던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고 있다. 폭투도 많이 나오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체인지업의 달인으로 꼽히는 류현진과 동행도 관심사다. 류현진의 체인지업도 메이저리그(MLB) 투수들보다 무브먼트는 작았지만 예리한 제구, 직구와 똑같은 투구 폼 덕에 위력을 떨쳤다. 오는 7일 연습경기에서 문동주는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문동주는 "(캠프 동안) 류현진 선배님에게 직접 여쭤본 건 많지 않았다. 엊그제 연습경기 때 경기 상황을 두고 대화를 많이 했는데,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7일은 연습경기여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팬들의 기대가 큰 것 같다"며 "류현진 선배님은 좋은 투구를 할 테니 나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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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양현종의 ABS 예상과 류현진의 72.6인치 커브

올 시즌 KBO리그에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적용된다. 심판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기존 방식이 아니라 야구장에 설치된 전용 카메라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나눈다. 공의 위치와 궤적 등을 파악한 뒤 이어폰 등을 통해 결과가 전달되면 심판이 이를 듣고 그대로 판정하는 구조다.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시행 세칙에 따르면 홈플레이트 중간과 끝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27.64%가 적용된다. 키가 1m80㎝인 선수라면 상단은 101.43㎝, 하단은 49.75㎝, 1m90㎝는 상단과 하단이 각각 107.7㎝, 52.52㎝다.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43.18㎝)에서 좌우 2㎝ 확대 적용되며 어느 일부분이 스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로 선언된다.현장에선 홈 플레이트에서 움직임이 큰 변화구가 유리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포수의 포구 순간 낮게 떨어지더라도 ABS 스트라이크 기준 센서점만 통과하면 심판 손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통산 168승을 기록 중인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가 가장 유리할 거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커브 던지는 횟수가 없었는데 커브 비율을 작년보다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다"며 "곽빈(두산 베어스)이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처럼 커브를 제2의 구종으로 던지는 투수들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커브가 ABS 도입의 가장 큰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양현종의 지난 시즌 커브 구사율은 전체 구종 대비 2.5%였다. 커브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ABS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한화와 계약, KBO리그 복귀를 선택한 류현진도 이제 ABS에 적응해야 한다. 커브 위력을 부쩍 향상했다는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지난해 류현진의 커브 비율은 전년 대비 3.9%포인트(p) 내린 17.1%였다. 비중은 약간 줄었으나 헛스윙 비율은 13.3%에서 35.2%로 크게 향상했다.커브를 최소 100구 이상 던진 MLB 투수 중 커브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72.6인치(1m84.4㎝)로 1위였다. 백스핀(backspin·역회전)이 걸리는 패스트볼과 달리 커브는 톱스핀(topspin)의 영향을 받는다. 날아가면서 공이 가라앉는데 수직 무브먼트가 크다는 건 그만큼 정점과 낙점의 차이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BS에 유리한 구종이 커브라면 류현진은 이에 최적화한 투수다. 최정상급 기량에 한 가지 무기가 더해지는 셈이다. 그는 "일단 통과하는 (스트라이크) 존을 먼저 파악해야 할 거 같다. 그 부분이 첫 번째"라며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히 (ABS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스포츠1팀 2024.02.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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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G 연속 10K...복덩이 산체스, 유일한 흠은 높은 슬라이더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선수 마리오 산체스가 두 경기 등판을 마쳤다. 강점과 보완점이 명확하다. 산체스는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10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5로 패하며 KBO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산체스는 첫 등판(9일 KT 위즈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빼어난 구위와 완급 조절 능력을 기본, 독특한 견제 동작과 이중 키킹 논란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산체스는 KT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10개를 잡아냈다. 실점은 1점뿐이었다. 빠른 공과 변화구 모두 완성도가 높았다. 9연승을 거두며 한창 뜨거웠던 두산 타선을 상대로도 10탈삼진을 기록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컷 패스트볼, 그보다 낙폭이 더 큰 슬라이더를 번갈아 던지며 상대 타자의 히팅 포인트를 흔들었다. 9일 KT전보다 커브 구사율을 낮추고, 직구 승부를 더 많이 가져간 점도 주효했다. KT전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잡은 삼진이 많았지만, 두산전은 직구가 더 많았다. KIA를 거쳐간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 강렬한 탈삼진 본능을 보여준 산체스다. 헥터 노에시, 애런 브룩스도 KBO리그 첫 2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진 못했다. 전반적인 제구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13이닝 동안 기록한 볼넷은 1개뿐이다. 하지만 장타로 이어진 실투가 많다. 두산전 5회 초 호세 로하스에게 맞은 피홈런은 체인지업이 몸쪽(좌타자 기준)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포수 김태군이 미트를 댄 위치는 바깥쪽이었다. 6회 초 허경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할 때 던진 슬라이더도 역시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7회 초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 상황에서의 첫 출루 허용도 마찬가지였다. 양석환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또 높은 코스로 향하며 좌익 선상 2루타로 이어졌다. 산체스는 이후 이날 첫 볼넷을 로하스에게 내줬고, 후속 강승호를 내야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를 최지민에게 넘겼다. 구원 투수가 박계범에게 사구, 박준영에게 3타점 3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산체스의 구위는 전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보다 뛰어나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변화구 구사 효율도 전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보다 낫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이유다. 하지만 두산전에서 허용한 피안타(피홈런 포함) 4개 모두 공이 몰리거나 높았다. 그게 투수가 무너지는 당연한 공식이지만, 산체스는 경기 후반 조금 더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전에서도 5회 이후 피안타 3개가 모두 장타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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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피안타율 0.083’ 곽빈 커브, 비결은 ‘의표 찌르기’

곽빈(24·두산 베어스)은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08)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부상 탓에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65이닝을 던졌다고 해도, 매우 인상적인 성적표다.곽빈의 장점은 최고 구속 155㎞/h에 달하는 강속구다. 빠른 공만으로 에이스가 될 수는 없다. 2021년 직구 구사율 59.2%에 달했던 곽빈은 변화구 제구를 잡고 구사율을 높여왔다. 2021년 포크볼을 추가하려다 실패했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전에 던졌던 체인지업 비중을 다시 늘려 효과를 봤다. 비교적 덜 부각됐으나 가장 막강한 구종이 커브다. 올 시즌 곽빈의 커브 피안타율이 0.083으로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발 투수 중 가장 낮다. 평균 구속은 117.5㎞/h로 빠르지 않지만, 낙폭이 수준급이다.곽빈의 커브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Zone%·스탯티즈 기준)은 41.2%에 달한다. 에릭 페디(50.5%·NC 다이노스) 정도를 제외하면 곽빈만큼 커브를 공격적으로 던지는 투수가 드물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본지와 만난 곽빈은 "내 직구가 빠르고 구위가 있다 보니 타자들이 커브가 날아올 거라는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다"며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잘 들어가는 날에는 커브도 살고 직구도 산다"고 설명했다.커브 스트라이크는 양날의 검이다. 가장 느린 구종 중 하나인 커브는 직구와 속도 차가 극명하다. 그래서 직구를 기다리는 타자에게 커브를 던지면 타이밍을 쉽게 빼앗을 수 있다. 문제는 타자의 방망이가 나올 때다. 타자가 커브를 노리고 있었다면, 콘택트가 그리 어렵지 않다.곽빈은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유인구로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노린다. 카운트가 불리할 때는 타자들이 커브 생각을 잘 하지 않으니 커브를 스트라이크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곽빈은 상황마다 커브 Zone%를 다르게 가져간다. 초구 투구 시 58.2%가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갔고, 카운트가 불리할 때도 61.1%에 달했다. 반대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을 때는 39.4%로 낮았다. 또 다른 성공 비결은 '하체'다. 곽빈은 지난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께 한 대표팀 동료들과 일본 투수들을 지켜보다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일본 투수들은 공을 정말 살살 던지는 것 같은데도 155㎞/h가 나온다. 대표팀 동료들과 얘기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고)영표 형(KT 위즈)은 우리나라에서 제구가 제일 좋은데, 하체를 정말 많이 신경 쓰신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선배도 '답은 하체에 있다'고 하셨다. 그때 많이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후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이전까지 상체가 7, 하체가 3 비율이었다면 지금은 4 대 6 정도"라고 설명했다.2021년 막 선발로 돌아왔을 때 곽빈은 한국시리즈(KS) 1차전 선발의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한 3선발에 불과했다. 개인 성적이 상승했던 지난해엔 팀이 9위에 그쳤다. 올해는 두산이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곽빈도 상승세다. 그는 "빨리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 그 분위기가 너무 재밌었다"며 "우리 팀은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하면 2위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1 09:03
프로야구

이의리 '영점' 잡고, 윤영철 '주 무기' 회복..고비 넘긴 영건 듀오

KIA 타이거즈 젊은 선발 투수 이의리(21)와 윤영철(19)이 고비를 잘 넘겼다. 3년 차 좌완 투수 이의리는 지난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임무를 잘해냈다. KIA의 7-0 승리에 기여하고 올 시즌 7승(5패)째를 거뒀다.1회 말 공 32개를 던지며 투구 수 관리에 애를 먹었지만,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특히 황재균·배정대·장성우 등 상대 주축 우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1회 첫 승부에선 포심 패스트볼(직구) 3·4회 두 번째 승부에선 변화구 위주의 공 배합으로 변화를 준 게 통했다.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은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3번 치른 풀카운트 승부에서도 볼넷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의리는 이전 등판한 3경기,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16개를 내주며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투구 수가 많아지다 보니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었고, 세 경기 모두 조기강판 당했다. 6월 16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실점(7)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달 28일 이의리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그가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이의리는 휴식 효과를 보여줬다. 비록 한 경기 반등이지만, 올 시즌 최대 문제였던 볼넷 허용을 줄인 건 의미가 있었다. 주춤했던 신인 좌완 투수 윤영철(19)도 5경기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반등했다. 그는 5일 SSG 랜더스전에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KIA는 17-3으로 대승을 거뒀고 윤영철은 시즌 4승(4패)째를 기록했다. 윤영철도 최근 페이스가 안 좋았다. 지난달 17일 광주 NC전에서 데뷔 최다 피안타(11개)와 실점(7)을 기록하며 부진했고,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었지만, 복귀전이었던 6월 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5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고전했다. 5일 SSG전에선 제구력이 돋보였다. 특히 7점을 내준 NC전에서 집중 공략 당했던 주 무기 체인지업이 다시 위력을 발휘했다. 13개 구사해 안타를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앞서 등판한 키움전보다 구사율을 줄였지만,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범타를 유도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6회 초엔 리그 타격 1위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근 타격감이 좋은 강진성을 체인지업으로 각각 땅볼 처리했다. KIA는 잠시 흔들렸던 국내 투수들이 제 모습을 찾았고, 타선까지 뜨거운 화력을 뿜어내며 중위권 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이의리와 윤영철도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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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대량 실점은 없다...안우진, 회복 탄력성 증명할까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3)이 올 시즌 처음으로 대량 실점했다. 다음 등판이 더 주목된다.안우진은 지난달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이 연장 승부 끝에 7-5로 승리하며 패전은 모면했지만, 안우진의 평균자책점은 1.61에서 2.00으로 올랐다.안우진은 0-0이었던 2회 말 무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던진 4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우월 투런포를 맞았다. 시즌 3번째 피홈런이었다.그는 4회 말 선두 타자 이우성, 후속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3루 위기에 놓인 뒤 고종욱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4회 3피안타 모두 주 무기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공략 당했다.안우진은 앞서 등판한 14경기에서 한 번도 4실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그가 5실점 이상 기록한 지난해 7월 28일 KT 위즈전 이후 26경기 만이다.안우진은 지난 시즌(2022) 평균자책점(2.11) 1위에 올랐다. 5실점 이상 기록한 등판이 4번 있었지만, 바로 다음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반등, 평균자책점을 잘 관리했다. 문제점을 바로 파악하고, 투구에 변화를 줬다. 안우진은 2022년 19번째 등판이었던 7월 28일 KT전에선 시즌 최다 피안타(8개)와 최다 실점(8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이어진 8월 3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11승째를 거뒀다.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6이닝 2실점)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 했다.경기 뒤 안우진은 “(바로 전 KT전에서) 커브 제구가 안 좋아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공 배합을 했다가 오히려 고전했다. 변화구가 볼이 된다고, 안 던지는 건 더 위험하다는 것을 느껴서 이날(SSG전)은 커브를 더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빨리 파악하고, 공 배합에 변화를 주는 대처 능력은 올 시즌 더 좋아졌다. 안우진은 5실점을 기록한 지난달 28일 KIA전에서도 직구가 계속 피안타로 이어지자, 4회까지 40%였던 변화구 구사율을 5·6회는 64.7%까지 높여 KIA 타자들을 상대했다. 2회 홈런을 맞았던 소크라테스와의 6회 승부에서도 커브를 보여줬다. 피안타를 의식하지 않고, 변화구를 던졌다. 안우진은 대량 실점 후 나선 등판에서 더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 배합 등 경기 운영뿐 아니라 멘털도 단단했다. 안우진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16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도 QS로 반등할지 주목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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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감독의 25일 대체 선발 운용 계획도 바꾼 조성훈

"정말 잘 던졌죠."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전날(20일) 경기 선발 투수 조성훈(24)의 호투를 떠올리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김원형 감독의 25일 마운드 운용 계획도 바뀌었다. SSG는 박종훈이 1승 5패, 평균자책점 6.20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선발진 공백이 발생했다. 김원형 감독이 꺼낸 카드는 조성훈이었다. 2018년 입단한 조성훈은 지난해까지 1군 무대 딱 1경기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3피안타 2실점)만 올린 무명 투수였다. 주중 첫 경기인 화요일에 등판하는 투수는 일요일까지 주 2회 등판한다. 김 감독은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는 다른 투수를 선발 등판시키려고 계획했다. 조성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면서, 다른 대체 선발 후보의 경험이 많아서다. 조성훈은 사령탑의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렸다. 조성훈은 2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5회 말 최민준과 교체됐고, SSG는 조성훈의 호투를 발판 삼아 연장 접전 끝에 6-1로 이겼다. 조성훈은 '골리앗' 라울 알칸타라(6이닝 1실점)와 선발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아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김원형 감독은 "1회 말 수비 전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하는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처음에는 구속도 평소보다 덜 나오더라"면서 "무사 1루에서 김재환을 병살 처리한 것이 컸다. 또 2회 (안타 2개, 사구 1개로)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김원형 감독은 25일 삼성전에 조성훈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조)성훈이가 1군 선발 등판 닷새 전에 퓨처스(2군) 리그에서 65개의 공을 던졌다"며 "(0-0이던) 5회 초 득점하면 성훈이를 내보내려고 (체력 보호 차원에서) 불펜 투구도 막았다"고 전했다.SSG가 5회 초 득점에 실패하면서 마운드를 교체했다. 다음 등판까지 고려한 조치였다. 김 감독은 "커브를 비롯해 변화구 구사도 괜찮았다. 스트라이크 구사율(20일, 50%)만 좀 더 높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3.06.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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